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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기다려지는 한 가지 이유, 갈치낚시를 할 수 있어서다. 가을은 수온이 적정해 갈치가 먹이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시기이다. 이때만 즐길 수 있는 짜릿한 손맛과 고소하게 살 오른 갈치 요리를 찾아 전남 목포로 향했다. 아름다운 야경과 낭만이 넘치는 ‘2025 평화광장 갈치낚시’ 행사에 참여했다.
얼마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은빛 갈치를 잔뜩 잡은 사진이 속속 올라왔다. 옛날엔 흔했지만 지금은 고급 식재료가 된 갈치. 시장에서 사려면 수만원어치는 될 것 같은 갈치가 쌓여 있는 모습에 주부의 마음이 설렌다. 전남 2011년주식시장전망
목포 평화광장 앞바다에서는 지난 8월부터 오는 12월 10일까지, ‘평화광장 갈치낚시’ 행사가 열린다. 목포 관내 낚싯배 28척이 참여비용은 1인당 8만 원. 승선료와 낚싯대 2대(대여), 미끼, 간식이 포함된다. 갈치를 담아 갈 아이스박스는 각자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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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예약하고 출발지 목포남항으로 향했다. ‘은수호’ 김상권 선장(65)이 채비를 손질하며 기다리고 있다. 배에는 기자와 김 선장 외에도 다섯 명이 함께 탔다. 가까이는 광주광역시에서, 멀게는 강원 정선에서 온 낚시꾼들이다. 나이도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전남 완도에서 온 박아현 씨(30)는 “갈치 잡는 손맛이 좋아서 3년째 해마다 오고 바다이야기무료
있다”며 “너무 힘들지도, 지루하지도 않아서 재미있다”고 말했다.
정말로 초보 강태공도 손맛을 볼 수 있을까? 배는 목포남항과 목포북항에서 오후 5시에 출발해 평화광장 앞바다에 10~12시간 머문 뒤, 이튿날 새벽 3~5시에 출발지로 돌아온다.
“11월에는 마릿수는 줄지만, 갈치 크기가 커져요. 세 지, 네 지 사이즈시간외주식거래
가 10월 중순부터 나오기 시작해요.”
갈치 크기는 몸통 너비가 중요한데, 손가락을 붙여서 센 개수로 가늠한다. 세 손가락, 네 손가락 정도는 되어야 굽거나 졸였을 때 살점을 발라 먹을 만하다. 승선 명부를 작성하고, 만선의 꿈을 안고 출발한다. 10여 분 달리자, 평화광장을 마주 보는 잔잔한 곳에 도착한다. ‘첨벙’ 닻이 내려가자 가을한국가구 주식
오후의 바다는 파도 한 점 없이 고요하다.
10m 바닷속 갈치를 유혹하는 법
김 선장이 초보자를 위해 갈치 낚는 법을 설명한다.
“미끼는 염장한 꽁치를 잘라서 사용해요. 비린내가 강해 갈치가 좋아하거든요. 바늘 두 개로 잘 고정해서 바다에 던지세요. 요즘은 수심 10m 정도 깊이에서 많이 잡힙니다.”
김 선장은 직접 미끼를 끼우고, 낚싯대를 캐스팅하는 시범을 보인다. 수심을 가늠하기 어려운 초보를 위해 낚싯줄 10m 지점에 릴을 고정한 다음 낚싯대를 건네준다. 이렇게 해두면 배 앞에 미끼를 건 바늘을 살짝 떨어뜨리기만 해도 원하는 수심까지 자연스럽게 내려간다.
일상의 시름을 잊고 짜릿한 손맛을 즐길 수 있는 갈치낚시.
“입질이 오면 낚싯대를 살살 흔들면서 아래로 천천히 내리세요. 갈치는 물속에서 몸을 세워 먹이 활동을 하는데, 먹이를 물고 더 깊이 내려가려는 습성이 있어요. 확실하게 물었을 때 낚아채세요.”
백문이 불여일견. 입질이 오기를 기다려보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입질이 없을 때는 한 번씩 낚싯줄을 당겨 갈치를 유혹해야 한다. 이따금 줄을 당기는 것 외에는 딱히 할 일도 없어서 모처럼 한가로운 시간을 보낸다. 간식으로 컵라면을 먹고, 따뜻한 믹스커피 한 잔 마시고 있자니, 유달산 너머로 해가 뉘엿뉘엿 떨어진다. 바다도 붉은빛으로 물든다.
하늘은 높고 갈치는 살찐다
날이 어두워지자 배에 달린 집어등에 환한 불이 들어온다. 갈치를 꼬이려는 빛이다. 그때 옆 사람 낚싯대 끝이 까딱까딱 움직인다. 입질이다. 베테랑 낚시꾼은 당황하는 기색 없이 자연스럽게 낚싯대를 위아래로 몇 번 움직인 다음 채어 올린다. 기다란 은빛 갈치가 눈부신 빛을 내며 매달려 있다. 뾰족한 입, 날카로운 이빨이 제법 무시무시하다. 낚싯바늘을 빼내니 긴 몸을 파드닥거린다. 그때부터 여기저기에서 갈치를 낚아 올리기 시작한다. 누가 더 큰 갈치를 잡았는지 은근한 탐색전이 이어진다.
초보의 낚싯대에도 드디어 입질이 왔다. 아뿔싸. 성급히 챔질했더니 미끼만 먹고 달아났다. 멀리 도망가지는 않았는지, 이내 다시 미끼를 건드리는 느낌이 온다. 이번에는 신중하게, 마음속으로 다섯을 센 다음 낚싯대를 휙 들어 올린다. 재빨리 릴을 감으니 갈치가 자태를 드러낸다. 처음 경험하는 짜릿한 손맛에 진한 감격이 밀려온다.
염장한 꽁치를 토막 내 미끼로 사용한다.
갈치들이 왕성하게 움직이면서부터 낚시꾼들의 손도 바빠진다. 개인 장비를 가져온 베테랑들은 낚싯대를 다섯 대까지도 운용한다. 계속 미끼를 갈아 끼우고, 갈치를 잡아 올리느라 정말 쉴 틈이 없다.
“와! 이건 붕장어다.”
누군가 붕장어를 낚았다. 이윽고 주꾸미도 한 마리 올라온다. 갈치낚시 중에도 붕장어나 삼치 등 다른 어종이 보너스처럼 잡히곤 한다. 베테랑들의 아이스박스가 가득해질 무렵, 초보 강태공도 열 마리는 너끈히 손맛을 보았다. 갈치는 잡히면 이내 죽기 때문에 배 위에서 바로 손질해서 집으로 가져가면 편하다. 옆자리에 있던 박씨가 시범을 보인다. 가위로 머리를 자르면서 내장도 함께 꺼낸다. 꼬리와 지느러미까지 자르고, 요리하기 좋은 크기로 토막 낸다.
“바닷물로 몇 번 씻어서 아이스박스에 담아 가세요. 그대로 냉동실에 얼렸다가 요리하기 전에 수돗물로 헹궈서 쓰면 돼요.”
아이스박스에 담겨 있는 갓 잡아 올린 갈치.
그는 치수가 작은 갈치는 추려서 강원 정선에서 온 김재학 씨(72)에게 건넨다. 원래 알던 사이는 아니고, 이곳에서 몇 번 낚시를 같이 하다가 안면을 텄다 한다. 열두 시간씩 함께 물고기를 잡다 보면 어느새 동지가 되고, 우정이 싹튼다.
“작은 갈치도 활용할 게 많아요. 기름에 바짝 튀겨도 맛있고, 젓갈을 담가도 되고요.”
김씨의 표정이 밝다. 밤은 깊고 몸은 지친 가운데, 마음만큼은 푸근해진다. 새벽 4시, 김 선장이 귀항을 알린다. 낚싯대를 정리하고, 쓰던 자리를 말끔히 치우자 닻이 올랐다. 배는 어두운 물살을 가르며 육지로 향한다. 갈치도, 낭만도 만선이다.
목포 바다 보물찾기
목포 바다에서 갈치만 잡고 떠난다면 여러 보물을 놓치는 일이다. 낚시를 마친 이튿날 가볍게 둘러보면 좋을 바다 여행지가 있다. 최근 방영된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파인〉은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보물선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뤘다. 1976년 발견된 실제 보물선인 ‘신안선’을 모티프로 했는데, 목포해양유물전시관에 34m 길이의 배와 중국 도자기, 향료, 금속 세공품 등 유물 2만 7000여 점이 소장·전시되어 있다.
바닷속을 탐험하는 듯한 대형 전시 공간과 아름다운 유물은 드라마 팬이 아니어도 둘러볼 만하다. 상설 전시 외에도 조선통신사의 항해를 담은 특별전 <잇다, 건너다, 나아가다: 조선통신사선 항해>가 내년 2월까지 준비되어 있다.
상당한 길이와 조망을 자랑하는 목포해상케이블카.
목포 시가지와 그에 닿은 바다, 바다 위를 점점이 수놓은 섬, 섬과 이어진 대교까지, 한눈에 담으려면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는 것도 좋다. 북항스테이션에서 출발해 유달산스테이션을 거쳐 고하도에서 내린다. 총 3.23㎞에 달하는 상당한 길이로 왕복 40여 분간 다도해와 목포를 조망할 수 있다. 고하도는 해변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고, 거북선 닮은 전망대 건물도 인상적이다.
돌아오는 길에는 유달산스테이션에 내려 유달산 등산에 나서도 좋다. 일등바위까지 30분 남짓한데, 계단이 많고 경사가 높아 제법 운동이 된다. 정상에 서서 맞는 상쾌한 가을바람에 일상의 시름이 어느새 훌훌 날아간다.
글 길다래 기자
